한국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한국의 조직분위기는 대부분 경직되어있다.
‘창의성을 지휘하라’는 픽사(Pixar Animation Studios)의 CEO인 ‘애드 캣멀(Edwin Catmull)이 쓴 책이다. 이 책의 주제는 바로 창의적인 조직 환경 만들기다. 애드캣멀은 3D 애니메이션 기술을 연구하는 기술자였다. 사장이 된 이후에는 창의적인 작품을 위한 업무 프로세스 셋업에 매진했다.
특히 저자는 직원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작품을 냉철하게 평가하는 팀을 만들어, 애니메이션 감독에게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도록 했다. 감독은 이 팀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지만, 피드백은 무조건 줘야 한다. 이로 인해 픽사의 감독들은 생각의 한계를 깨부수고 나올 수 있었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픽사는 실패에 대해, 조직원을 탓하지 않는다. 실패에 대해 관대하며,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현에 더욱 좋다는 것이다.
픽사는 놀라울 정도로 나오는 작품마다 성공가도를 달렸다. 픽사가 지속적으로 히트작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자유로운 의견교환문화와 실패에 대한 관대함이라 할 수 있다.
스티브잡스가 픽사를 만들었다고?
루카스 필름 산하의 3D애니메이션 연구팀을 이끌던 사람이 바로 저자인 애드캣멀이다. 루카스필름은 리얼리티 무비에 3D를 조합하는 방식을 원했지만, 그는 FULL 3D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어했다. 루카스 필름은 애드캣멀의 연구조직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양한 기업이 입찰했지만, 결국 그 당시 애플에서 쫓겨난 스티브잡스가 이 조직을 인수하였다.
이 신생 회사는 초기에 3D 제작을 위한 전문가용 컴퓨터를 판매했다. 회사는 수 년간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브잡스는 애드캣멀과 존래스터(디즈니출신 감독)를 믿고 기다렸다. 애드캣멀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Full 3d애니메이션 제작을 잡스에게 제안했다. 잡스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였다.
이렇게 나온 작품이 바로 “토이스토리”다. 토이스토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보다 디즈니가 픽사에 더 어울릴 것이라고 판단하여 픽사를 디즈니에 매각한다. 물론 애드캣멀과 존래스터의 동의가 있어야 매각한다는 조건이었다.
라푼젤부터 겨울왕국까지 연타석 홈런
픽사가 디즈니로 인수된 이후 애드캣멀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스튜디오의 수장을 맡았다. 그 당시 망해가던 디즈니에 픽사의 조직문화를 뿌렸더니, 마법같은 일이 일어났다. 라푼젤부터 겨울왕국까지 나오는 작품마다 홈런을 쳤다. 저자도 훌륭하지만 잡스의 선견지명과 비지니스 감각은 소름이 끼칠정도다..
저자는 서문에 “이 책을 스티브 잡스에게 바칩니다.”라고 적었다. 픽사 본사 건물 이름이 바로 스티브잡스다. 그에 대한 존경이 책 전반에 묻어있다. 흔히 잡스를 괴팍하고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라 평가한다. 하지만 그런 잡스는 픽사 이전의 잡스였다. 픽사와 함께 한 이후, 잡스는 같이 일하는 법을 배우고 따듯한 사람으로 변해갔다고 전한다.
특히 잡스가 죽기 6주전 애드캣멀에게 전화해 “당신과 함께해서 행복했다”라고 말한다. 캣멀과 잡스 둘다 인생 자체가 너무나 드라마틱했다. 잡스는 픽사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애플에 다시 복귀해 드라마틱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지 않았을까?
최근 디즈니가 인어공주로 논란이 많다. 다소 무리한 도전의 요소들이 보인다. 부디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